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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, 애매한 마음을 붙들고
나는 오늘도 출근을 생각한다.
그리고 한 사람을 함께 떠올린다.
연봉은 조금 올랐고,
대신 해야 할 일도 조금 늘었다.
숫자로 계산하면 손해인지 이득인지
어느 정도 답이 나오지만,
마음은 계산기로 두드려지지 않는다.
접수와 수납을 도와달라는 말.
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
내 안에서는 묘한 울림이 남았다.
‘나는 어디까지 괜찮은 사람일까.’
그리고 그녀.
좋아한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
마음은 이미 여러 번 말했다.
같이 먹던 점심,
누가 계산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커피,
둘이 있을 때의 미묘한 미소.
그것들이
연인으로 향하는 신호였는지
그저 예의였는지
나는 아직도 구분하지 못한다.
아쉬울 건 없다고 스스로 말하면서도
작은 불씨 하나는 남겨두고 싶다.
혹시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우기엔
내 마음이 아직 따뜻하다.
포기하기엔 이르지만
기다리기엔 애매한 자리.
나는 오늘,
관찰자가 되기로 한다.
조금 멀리서
그녀를 보고,
회사를 보고,
그리고 나를 본다.
좋아하는 마음을 억지로 부정하지도,
그 마음에 모든 걸 걸지도 않고
그저 있는 그대로 인정해 본다.
나는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고,
그 감정 때문에 복잡해질 만큼
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.
어쩌면 이 시간은
누군가와 잘 되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
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인지도 모른다.
오늘의 나는
아직 애매하고,
조금은 씁쓸하고,
그래도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.
그래서 괜찮다.
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는 날,
나는 웃으며 말할 수 있겠지.
“그때의 나는 참 진심이었구나.”
그리고 그 진심은
부끄럽지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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